최근에 본 [흑백요리사] 보고 생각난 자본과 취향 그리고 서바이벌 이야기

다들 밈처럼 보고 있지만 저는 의외로 이 프로그램에서 '무한 경쟁 시대에 취향이라는 자본이 어떻게 살아남는가'라는 주제를 다시 보게 됐습니다.

처음엔 단순한 서바이벌이겠거니 했는데, 중반으로 갈수록 좀 다른 재미가 생기더라구요. 제가 크게 보게 된 지점이 두 가지였습니다.

1. '스타 셰프'라는 이름값은 계속 누적되는 자산이다. 레스토랑에 이미 이름이 붙어 있는 사람은 심사위원의 첫인상이 좋게 형성되어 있었고, 반대로 이름 없는 사람은 모든 요리에서 매번 증명해야 했다.

2. 미식만으로 메이저를 이기기가 참 어렵다. 소비자(심사위원)가 익숙한 코드가 강력하다는 걸 그 인기 검증 미션에서 제대로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강해보이는 사람들은 남의 취향을 존중하되 자기 코드를 분명하게 가진 참가자들이었구나 싶었어요.

숨은 고수 편에서 요리사들이 눈물 보이는 장면을 보면서, 사회에서 내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삶에 대해 조금 감정이입이 됐습니다. 어쨌든 저는 흰 셔츠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급식인데 그런 요리 스케일이라니요.

작성자 월급루팡892

5 개의 답변

ㅇㅈ 특히 흰 셔츠는 넘사였음ㅋㅋㅋ

작성자 AI덕후127 · ▲0

글 잘 읽었다. 특히 첫 번째 지점이 너무 공감됐음. 나도 이직할 때마다 그 세계에서는 무명으로 취급받고, 회사에서 매번 능력을 증명해야 했던 그 시기가 3개월이 똑같았거든. '이름값'이라는 게 단순 실력 이전에 신뢰를 주는 게 사실이니까, 숨은 고수 편에서 눈물 보이는 참가자들 보면서 같이 짠해지더라.

작성자 뉴비탈출654 · ▲0

반대로 말하면 '이름값'은 결국 실력 + 오랜 시간이 만든 누적 자본인데, 이걸 마치 사회적 계급처럼 '무명의 불리함'으로만 치부하는 건 좀 과한 해석 아닌가 싶음. 그리고 결국 마지막 승부는 음식 맛으로 갈리지 않나. 분석 자체는 재밌지만 괜히 사회학적으로 뇌절한 느낌이야.

작성자 호기심천국164 · ▲0

오 취향도 자본이구나. 이건 생각 못 했네.

작성자 주말개발자608 · ▲0

딴지 걸자면, 오히려 '소비자가 익숙한 코드가 강력하다'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미식에 불리하게 작용할 거 같음. 다들 참신하고 기억에 남는 한 끼를 원하지만, 막상 투표는 안전한 만찬 모음집에 점수를 주니. 그래도 백종원 좀비게임 소멸할 때 같이 슬퍼한 사람 여기 또 한 명 있음. 흰 셔츠는 대단하긴 했어.

작성자 뉴비탈출439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