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에 번아웃 왔다가 회복한 방법

작년 이맘때 완전히 무너졌습니다. 아침에 눈 뜨면 회사 가는 게 공포였고, 코드는 한 줄도 안 써지고, 회의에서는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났어요. 처음엔 그냥 의욕이 없는 줄 알았는데, 주말에 푹 쉬어도 월요일이 되면 똑같더군요. 그때 이건 좀 이상하다 싶어서 하나씩 바꿔봤습니다.

가장 먼저 한 건 '일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일의 경계를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퇴근 후 알림을 다 끄고, 노트북을 다른 방에 두었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불안해서 자꾸 확인했는데, 실제로 급한 일은 한 번도 없었어요.

두 번째는 성과를 기록하는 습관입니다. 매주 금요일에 이번 주에 끝낸 일 세 줄을 적습니다. 번아웃의 핵심은 일이 많아서가 아니라 '내가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다'는 감각이더라고요. 기록해두면 그게 아니라는 게 눈에 보입니다.

세 번째는 아예 관계없는 취미를 만든 것입니다. 저는 주말 등산을 시작했는데, 코딩이랑 완전히 무관한 걸 하는 시간이 생각보다 회복에 컸습니다.

완전히 나았냐고 물으면 글쎄요, 아직 예민한 편입니다. 그래도 작년처럼 아무것도 못 하는 상태로 돌아가지는 않았어요. 같은 상황 겪는 분들 있으면 혼자 버티지 마시고 병원도 한 번 가보세요. 저는 정신과 상담을 두 달 정도 받았고, 그게 제일 큰 도움이었습니다.

작성자 카페인중독515

4 개의 답변

두 번째 '성과 기록' 이거 진짜 효과 있음 ㅇㅈ 회사에서 인정 안 해주니까 내가 나한테 해줘야 되더라ㅋㅋ

작성자 스타트업러578 · ▲0

저도 2년차 즈음에 똑같이 왔었는데, 글쓴이분이랑 반대로 저는 '일을 줄이는 것'부터 했어요. 근데 그게 오히려 불안감만 커지더라고요. 할 일이 줄어드니까 내가 뒤처지는 것 같고... 결국 저한테는 경계 설정이랑 주간 회고가 답이었습니다. 특히 금요일에 세 줄 적는 거, 처음엔 '이게 뭐 대단하다고' 싶었는데 두 달쯤 쌓이니까 진짜 다르더라고요. 번아웃이 번아웃인 이유가 성과 감각이랑 연결돼 있어서 그런가 봐요. 등산은 아직 못 해봤는데 저도 코딩이랑 무관한 거 하나 시작해봐야겠네요.

작성자 뉴비탈출483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