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판
개요
기판(基板, Substrate)은 반도체 칩, 수동소자, 디스플레이 소자 등 전자 부품을 물리적으로 지지하고, 부품 상호 간의 전기 신호·전력·열을 전달하는 기초 재료를 말한다. 좁은 의미로는 인쇄회로기판(PCB)을 가리키지만, 넓게는 반도체 패키지 기판, 디스플레이용 유리 기판, 센서·전력모듈용 세라믹 기판까지 포함한다. 전자 산업에서 기판은 "제2의 반도체"라 불릴 만큼 성능과 원가를 좌우하는 핵심 부품이며, 최근 AI 반도체·고성능 컴퓨팅(HPC) 확산으로 그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주요 내용
기판의 정의와 역할
기판의 기본 역할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부품을 고정해 기계적 안정성을 제공하는 지지체 기능이다. 둘째, 구리 배선·비아(Via)를 통해 신호와 전력을 전달하는 전기적 연결 기능이다. 셋째, 발생한 열을 방출하는 방열 기능이다. 회로 선폭이 미세해지고 신호 속도가 높아질수록 기판의 유전율, 유전정접, 열팽창계수(CTE), 표면 평탄도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한다.
재료에 따른 분류
- 리지드(Rigid) 기판: 가장 대중적인 형태로, 에폭시 수지와 유리섬유를 결합한 FR-4가 대표적이다. 고주파·고신뢰성 용도로는 BT 수지, 폴리이미드, 세라믹(알루미나 Al₂O₃, 질화알루미늄 AlN)이 쓰인다.
- 플렉서블(Flexible) 기판: 폴리이미드(PI) 필름 위에 회로를 형성해 접히고 휘어지는 기판으로,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폴더블 디스플레이·배터리 보호회로에 사용된다.
- 리지드-플렉스(Rigid-Flex): 리지드 기판과 플렉서블 기판을 적층한 복합 구조로, 항공우주·의료기기처럼 좁은 공간에 고밀도 배선이 필요한 곳에 쓰인다.
제조 공정
대표적인 PCB 공정은 다음과 같다. ① 내층 회로 형성(노광·현상·에칭) ② 적층(Lamination) ③ 드릴링 및 비아 형성 ④ 도금(전기동도금) ⑤ 외층 회로 형성 ⑥ 솔더마스크 인쇄 ⑦ 표면처리 ⑧ 전기검사 및 최종 검사. 표면처리는 구리 산화 방지와 납땜성을 위해 ENIG(무전해 니켈-금), HASL, OSP 등이 사용되며, 미세 피치 부품에는 ENIG·ENEPIG가 선호된다. 층수에 따라 단면, 양면, 다층(4~100층 이상)으로 나뉘고, 층간 연결은 PTH(관통홀), BGA(블라인드 비아), HDI(고밀도 상호접속) 구조로 구현된다.
반도체 패키지 기판
반도체 칩과 메인보드 사이에 위치하는 패키지 기판은 칩의 미세 단자(수천~수만 개)를 보드의 성긴 단자로 팬아웃(Fan-out)하는 역할을 한다. 대표 제품은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이며, 절연층으로 ABF(Ajinomoto Build-up Film)를 사용해 미세 회로를 형성한다. 최근에는 실리콘 인터포저, 유기 인터포저, 그리고 차세대 유리 기판(Glass Substrate)이 2.5D/3D 패키징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리 기판은 표면 평탄도가 뛰어나고 열팽창계수가 실리콘에 가까워 대면적·고밀도 패키징에 유리하다.
디스플레이·기타 기판
디스플레이에서는 TFT 어레이가 형성되는 유리 기판과, 컬러필터 기판이 한 쌍을 이룬다. 플렉서블 OLED는 폴리이미드 기판 위에 소자를 형성하고 보호 필름을 라미네이션한다. 이 밖에 전력반도체용 DBC(Direct Bonded Copper) 세라믹 기판, LED 패키지 기판, 자동차 전장용 고내열 기판 등이 있다.
응용 분야
스마트폰·노트북·가전·서버·네트워크 장비·자동차 전장·의료기기·위성 등 사실상 모든 전자 제품에 들어간다. 특히 서버용 CPU·GPU, AI 가속기, HBM을 탑재한 패키지에서는 대면적·고다층 FC-BGA가 필수적이다.
최신 동향
2024~2025년 기판 산업의 최대 화두는 AI 서버용 고사양 패키지 기판이다. 엔비디아 GB200 등 AI 가속기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대면적·고층 FC-BGA 수요가 폭증했고, ABF 기판 공급 부족과 리드타임 장기화가 이어졌다. 이에 삼성전기, Ibiden, Shinko, Unimicron, AT&S 등 주요 업체들이 설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두 번째 변화는 유리 기판의 상용화 경쟁이다. 인텔은 2030년까지 유리 기판을 양산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고, SKC 자회사 앱솔릭스(Absolics),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이 유리 기판 개발에 뛰어들었다. 유리는 유기 소재보다 휘어짐이 적어 대면적화에 유리하지만, 취성(깨짐)과 TGV(유리 관통 전극) 가공이 기술적 난제다.
세 번째는 칩렛(Chiplet)과 이종 집적 확산이다. 하나의 대형 칩 대신 여러 기능 칩을 하나의 패키지에 통합하는 방식이 주류가 되면서, 인터포저와 브리지(EMIB, CoWoS 등) 기술의 중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기판은 단순 지지체를 넘어 "시스템 성능의 일부"로 재정의되고 있다.
네 번째로 자동차 전장·전고체·전력반도체용 기판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800V 전기차, SiC/GaN 전력모듈 확산으로 고내열·고방열 세라믹 기판 수요가 늘고 있으며, 유럽·일본 업체들이 강세를 보인다.
공급망 측면에서는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기판이 반도체 못지않은 전략 물자로 부상했고, 한국·대만·일본 3국 중심의 생산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소재·장비 국산화와 함께 유리 기판, 패키지 설계 역량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관련 주제
- [[인쇄회로기판]]
- [[반도체 패키징]]
- [[HBM]]
- [[유리 기판]]
- [[파운드리]]
- [[이종집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