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취
개요
마취(痲醉, Anesthesia)는 약물을 이용해 통증 감각과 의식, 운동 기능을 일시적이고 가역적으로 차단하여 수술이나 침습적 시술을 환자가 고통 없이 견딜 수 있게 하는 의학적 행위이다.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것을 넘어 자율신경 반사 억제, 근이완, 생체 기능 감시를 포함하는 종합적 임상 관리 과정이다. 오늘날 마취는 외과·산부인과·정형외과·내과 시술 등 거의 모든 영역의 기반 기술이며,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가 시행과 환자 관리 전반을 담당한다.
주요 내용
어원과 역사
'마취(anesthesia)'는 그리스어 'an-(없이)'와 'aisthesis(감각)'에서 유래했다. 1846년 미국 치과의사 윌리엄 모턴이 에테르를 사용해 공개 수술을 성공시킨 이른바 '에테르 데이'를 기점으로 현대 마취학이 시작되었다. 이후 클로로포름, 사이클로프로판을 거쳐 20세기 중반 할로탄, 그리고 현재의 데스플루란·세보플루란 등 흡입마취제와 프로포폴·펜타닐 계열 정맥마취제가 개발되면서 안전성과 회복 속도가 크게 향상되었다.
마취의 종류
1. 전신마취(General anesthesia): 전신에 걸친 의식 소실과 통증 차단. 기관내삽관 또는 후두마스크를 통한 기도 확보가 일반적이며 심장·복부·신경외과 등 대수술에 사용된다.
2. 부위마취(Regional anesthesia): 척추마취, 경막외마취, 말초신경차단 등이 포함되며 하지·분만·정형외과 수술에 널리 쓰인다. 최근에는 초음파 유도 신경차단이 표준화되어 정확도와 안전성이 높아졌다.
3. 국소마취(Local anesthesia): 리도카인 등 국소마취제를 피부나 점막에 직접 적용 또는 주입하는 방식으로, 소규모 봉합이나 치과 치료 등에 활용된다.
4. 진정(Monitored Anesthesia Care, MAC): 의식은 유지하되 불안과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으로 내시경, 백내장 수술 등에 사용된다.
마취 약물
- 흡입마취제: 세보플루란, 데스플루란, 아이소플루란
- 정맥마취제: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 케타민
- 진통제: 펜타닐, 레미펜타닐, 모르핀, 리도카인
- 근이완제: 로쿠로늄, 시사트라큐리움, 석시닐콜린
- 국소마취제: 리도카인, 부피바카인, 로피바카인
이들은 대개 병용 투여되며, 환자의 연령·체중·간신기능·동반질환에 따라 용량을 조절한다.
마취 과정
마취는 ① 수술 전 평가(과거력, 기도 평가, 심폐기능, 금식 여부 확인) ② 마취 유도 ③ 마취 유지 ④ 각성 및 회복 ⑤ 수술 후 통증 관리의 단계로 진행된다. 특히 수술 전 평가에서 어려운 기도, 악성고열 병력, 약물 알레르기 등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에 결정적이다. 수술 중에는 심전도, 혈압, 맥박산소포화도, 호기말 이산화탄소, 체온, 근이완 정도 등을 지속적으로 감시한다.
위험과 합병증
흔한 부작용은 오심·구토, 오한, 인후통, 어지럼증이며, 드물지만 심각한 합병증으로는 저산소증, 흡인성 폐렴, 악성고열, 아나필락시스, 각성 지연, 수술 중 각성(awareness), 신경 손상 등이 있다. 고령·비만·심폐질환·수면무호흡증 환자는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개별화된 관리가 요구된다.
최신 동향
2024~2025년 마취 영역의 핵심 변화는 디지털화와 정밀화, 그리고 회복의 질 향상이다. 첫째, 뇌파 기반 마취심도 모니터링과 목표농도조절주입(TCI)이 보편화되면서 약물 투여가 개인 맞춤형으로 정교해졌다. 둘째, 인공지능 기반 저혈압 예측 및 자동 약물 주입 시스템이 임상 연구를 넘어 일부 병원에서 시범 적용되고 있다. 셋째, 초음파 유도 신경차단과 지속적 말초신경차단 카테터의 확산으로 아편유사제 사용량과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는 '아편유사제 절약(Opioid-sparing)' 전략이 강조된다. 넷째, 수술 후 조기회복 강화(ERAS) 프로토콜이 표준화되면서 마취과 의사의 역할이 수술 전후 전체 경로 관리로 확장되고 있다. 다섯째, 온난화지수가 높은 흡입마취제의 환경 영향이 부각되어 데스플루란 사용, 저유량 마취, 마취가스 회수 시스템 도입이 유럽을 중심으로 논의되고 있다. 또한 고령화에 따른 고위험 노인 환자, 비만 환자, 만성 통증 환자의 마취 관리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웨어러블 센서와 원격 모니터링을 활용한 안전 관리 연구도 활발하다. 국내에서는 마취 전문의 부족과 분만 진통 관리(무통분만) 접근성 격차가 정책적 이슈로 다뤄지고 있다.
관련 주제
- [[마취통증의학과]]
- [[전신마취]]
- [[국소마취]]
- [[프로포폴]]
- [[수술 후 통증 관리]]
- [[기도 관리]]
- [[악성고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