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바리맨
개요
바바리맨(Barber man)은 바바리코트(trench coat)를 입고 인적이 드문 길가나 공원, 골목 등에서 코트를 열어 성기를 노출하는 성적 일탈 행위자, 또는 그러한 행위 자체를 가리키는 한국의 대중적 표현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영어의 '플래셔(flasher)' 또는 임상적으로 '노출증 환자(exhibitionist)'에 해당한다. 한국에서는 1970~80년대 도시를 중심으로 목격담이 확산되며 대표적인 도시 괴담이자 실제 범죄 유형으로 자리 잡았고, 오늘날에는 처벌 규정과 신고 체계가 정비되면서 오프라인 사례는 줄고 온라인 노출 행위로 양상이 옮겨가는 추세다.
주요 내용
어원과 명칭의 유래
'바바리맨'이라는 명칭은 영국 브랜드 '버버리(Burberry)'가 대중화한 방수용 코트, 즉 바바리코트에서 비롯되었다. 길이가 길고 앞여밈이 넓은 코트는 안쪽에 아무것도 입지 않아도 겉으로는 단정해 보이기 때문에, 범행 직후 여밈을 닫으면 손쉽게 정상적인 행인처럼 위장할 수 있었다. 이러한 복장 특성이 곧 범행 수법과 결합하면서 '코트를 입은 남자'라는 뜻의 대중적 별칭이 굳어졌다. 일본에서는 '코트를 입은 남자'를 뜻하는 유사 표현이 쓰였고, 영어권에서는 복장과 무관하게 '플래셔'로 통칭된다.
심리학적 배경
노출증은 미국정신의학회의 정신질환 진단편람(DSM-5)에서 '노출장애(exhibitionistic disorder)'로 분류된다. 성적 흥분을 얻기 위해 비동의 상태의 낯선 사람에게 성기를 노출하는 행위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이로 인해 당사자에게 임상적으로 유의한 고통이나 사회적 기능 손상이 초래될 때 진단된다. 다만 대중이 사용하는 '바바리맨'이라는 표현은 임상 진단명이라기보다 범죄·괴담의 맥락에서 형성된 통칭이라는 점에서 구분이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노출 행위자는 피해자와의 접촉을 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노출 자체로 성적 만족을 얻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는 공포와 불안,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명백한 성적 침해 행위이다.
법적 규제
한국에서는 여러 법규가 중첩적으로 적용된다. 형법 제245조의 공연음란죄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 및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을 별도로 규율한다. 경범죄처벌법 역시 길가나 공원 등에서 음란한 행위를 한 경우를 경범죄로 규정해 왔다. 실무에서는 노출 장소가 공개된 장소인지, 피해자가 특정되었는지, 반복성 여부 등에 따라 적용 법조와 형량이 달라진다. 2020년대 들어서는 신분 비공개·고지 명령, 전자장치 부착 등 보안처분이 함께 부과되는 사례도 늘었다.
사회문화적 배경과 실태
1970~80년대의 급격한 도시화는 익명성이 높은 골목과 공원, 퇴근길 지하도를 대량으로 만들어 냈고, 이는 노출 범죄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되었다. 당시에는 신고와 처벌 체계가 미비해 피해자들이 신고를 꺼리는 분위기가 강했고, 그 결과 사례가 입소문과 괴담의 형태로 확산되며 '바바리맨'이라는 대중적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여성과 아동이 주요 피해 대상이었고, 주로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 인적이 드문 시간대에 발생했다. 학교 주변 통학로, 공원 산책로, 지하철 출입구 등이 대표적 발생 장소로 보고되어 왔다.
최신 동향
첫째, 오프라인 노출 범죄는 감소 추세다. 방범용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의 도시 전역 확대, 가로등과 안심 귀가 서비스, 스마트폰을 통한 즉시 신고와 위치 공유 기능이 범행의 위험 부담을 크게 높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하철역과 공원 등에 설치된 지능형 관제 시스템은 이상 행동을 자동으로 감지해 관제센터에 알리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둘째, 노출 행위의 무대가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2024~2025년 기준으로 화상통화 채팅 앱, 익명 커뮤니티, 메신저 오픈채팅방 등에서 비동의 상대에게 성적 이미지나 영상을 보내는 이른바 '온라인 플래싱'이 주요 문제로 부각되었다. 이는 기존의 대면 노출과 달리 피해자가 반복적으로, 그리고 예고 없이 노출될 수 있어 심리적 충격이 크다는 점이 지적된다.
셋째, 법제도와 수사 대응이 강화되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이 상향되고, 익명성을 악용한 성적 괴롭힘에 대해서도 처벌 근거가 확대 적용되고 있다. 아울러 피해자 지원 기관과 상담 창구가 늘어나면서 신고율도 과거에 비해 높아졌다.
넷째, 인식의 변화다. 과거에는 웃음거리나 괴담으로 소비되던 소재였으나, 현재는 명백한 성적 침해이자 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미디어와 교육 현장에서도 '노출증은 질환이자 범죄'라는 이중적 설명 방식이 자리 잡았다. 초·중등 학교의 성교육에서도 비동의 신체 노출과 디지털 성범죄 예방이 정규 주제로 다뤄지고 있다.
관련 주제
- [[노출증]]
- [[공연음란죄]]
- [[성폭력처벌법]]
- [[디지털 성범죄]]
- [[성범죄]]
- [[경범죄처벌법]]